나는 작품의 제작에 여백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확 트인 공간이 나를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여백이란 표현을 하고 어쩔 수 없이 남은 빈 곳이 아니라 공간을 먼저 생각하고 그 공간들이 화면을 지배할 때 그 공간을 여백이라 한다. 나는 여백의 크기와 모양을 계획하고 재단하면서 작품을 제작한다.
나는 자주 자연을 주제로 작업을 한다. 자연의 질서는 인간질서의 표준이며 자연을 능가하는 아름다움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발표하는 작품들은 오래전에 제작한 미발표 작품들을 미루어 두고 주로 최근의 작업들을 묶었으며 아이디어나 표현의 형식 모두에서 장식이나 치장을 많이 줄였다. 이번의 작업들은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꿈꾸고 있다. 내용과 표현이 서서히 하나로 혼합되어 뭉치는 지점은 어디쯤일까? 그래서 선 하나, 점 하나로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는 없을까? 더 나아가 모든 에너지가 압축되고 압축되는 궁극의 한 점, 내 작품의 블랙홀을 만나는 건 언제쯤일까?” - 본 책 『사람이 있다』편 중에서
“공상 취미는 돈이 전혀 들지 않는다. 장소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혼자 있어도 심심하거나 외로울 틈이 없다.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이런저런 공상을 하다 보면 어느새 꿈속에서 헤매게 된다.” - 본 책 『햇빛이 내린다』편 중에서
“나는 유머라는 도구로 자연을 예찬한다. 내 작업도 늘 자연스러움을 생각한다. 고향 하늘처럼 여유롭고 오래된 소나무의 자유로운 모습이 내 작의 기준이다.” - 본 책 『달빛이 내린다』편 중에서
Q. 카툰을 그리는 재미는 어떤 건가요?
“아! 그거 가슴 설레는데, …카툰이라는 건 생각을 못하는 게 없단 말이지. 예를 들어서 제품을 생산하는 아이디어가 있단 말이지. 뭘 만들어내야 돼. … 근데 유독 카툰만은 만들어지면 안되는 아이디어라고. 만들어 질 수 있으면 이게 카툰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에 무한적이지. 우주 밖으로도 나갈 수 있는 무한 상상력의 세계를 헤매기 때문에 이거는 뭐, 진짜로 끝이 없는 세계를 내가 여행을 하고 있다. 그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데.”
- 『사이로의 Simple Art 꿈꾸는 선』 사이로, 2009, 파란미디어
“여백이란 표현하고 어쩔 수 없이 남는 빈 곳이 아니라 공간을 먼저 생각하고 그 공간들이 화면을 지배할 때 그 곳을 여백이라 한다. 나는 여백의 크기와 모양을 계획하고 재단하면서 작품을 제작한다.”
- 『사이로의 Simple Art 꿈꾸는 선』 사이로, 2009, 파란미디어
“소박함을 통해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작품으로만 승부하고 싶었다. 라벨을 안한 이유는 작품과 관객의 교감과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 〈꿈속으로 가는 고향길〉 전시회, 사이로,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