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이야기에서 인간의 해학성(諧謔性)을 그려 보려고 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악녀 미유키가 아니라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근본부터 악한 사람은 아닌데도 우선 나를 챙기려는 마음에 거짓말도 하고 부정도 저지릅니다. 보통 사람들의 그런 소소한 욕망을 그려 내면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부각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진지한 사람들에게는 함정과도 같은 책이다. 작가가 책임질 생각은 없으므로 그렇게 아시기를. 그 대신 농담이 통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괜찮은 웃음을 안겨 주리라 믿는다. 나도 모르게 푸후훗 하고 웃음이 터지는 순간을 독자가 얻을 수 있다면, 작가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라 하겠다.
30대 중반까지 그는 분명 고슴도치 같은 인물이었다. 늘 뭔가에 조바심을 내며 가시를 세웠고, 스치는 것마다 상처를 냈다. 그런데 마흔이 되자 가시를 가라앉히고 싸움을 그친 것이다.
4년간의 공백 기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사건 같은 게 있지 않았을까.
이 작품은 나의 그런 흥미에서 시작되었다.
요컨대 나는 픽션으로 그의 전기의 공백 부분ㅇ르 메워 보고 싶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