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어떻게 쓰든 쓰는 사람 마음이라고 겉으로는 말하지만, 그 자유의 은혜는 금기라는 지뢰를 밟지 않은 자에게만 주어진다. 이 작품을 쓰는 동안 나는 액년을 맞았고, 혼자 힘으로는 돌파할 수 없는 벽에 가로막혀 뒤늦게나마 겸손과 기도를 배웠다. 그리고 한 가지 교훈도 얻었다.
자신의 생명마저 버릴 각오로 힘겨운 사랑에 도전하는 남자를 그리려면 작가 역시 목숨을 걸어야 한다. ('작가 후기'에서)
나는 매월 수입이 줄어드는 게 걱정이 돼서 이에 대한 반동으로 요즘 퇴폐에 빠져 있습니다. 돈을 저금한다든지 연금을 부으며 노후를 준비하는 일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되는 순간부터 노화해 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입니다.
나는 퇴폐에 빠질 때는 지금 이때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악취미를 추구하고 변태를 항상 마음에 두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다리 타며 술마시기를 하고 평상시에 다섯 명 이상의 애인과 사귀며 독설을 날카롭게 연마할 것..이것만이 노후를 위한 준비가 되리라 믿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