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16년 11월 북경에서 북경외국어대 국제중국문화연구원 주최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 <상우여호감相遇與互鑒:이마두여중서문화교류利瑪竇與中西文化交流>에 참가하여 논문 [조선 언해필사본 ≪텬쥬실의≫ 주석註釋의 특징과 그 역사적 의의]를 발표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 일정 마지막 날 중국 측 주관자인 장서평張西平 교수로부터 내년에는 서울에서 이러한 국제학술대회를 할 수 있도록 주선해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느닷없이 받았다. 끝내 거절할 수가 없어 숙고 끝에 받아들이고 주제를 <교우여실의交友與實義:천주교문헌여동서문화교류사天主敎文獻與東西文化交流史>로 정한 후, 천주교 천진암성지 동아복전중심福傳中心ㆍ중앙대학교 중앙사학연구소ㆍ한국사학사학회와 뜻을 모아 공동으로 추진하여 국제학술대회를 2017년 11월 중앙대학교에서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이 국제학술대회의 중심 주제로 ‘교우’를 앞세워 세부적인 기획을 추진하면서, 애초부터 나는 개인적으로 이를 계기로 Spalatin 신부님의 On Friendship을 세상에 내놓음으로써 내 마음 한편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국내 및 국외 연구자들에게는 물론이고 한자 문화권의 일반 독자들을 위해서도 영문만이 아니라 한글은 말할 것도 없고 한글 병기 한문, 간체, 중문, 일문까지 곁들이는 게 좋겠다는 염원을 지니게 되었다.
중간에는 한때 실현이 어렵지 않겠나 싶어지기도 했던 이 일이 끝끝내 성사되도록 길을 활짝 열어 이끌어 주신 하늘의 주재자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려 마땅하겠다. 끊임없는 기도 속에 지켜봐준 식구들은 물론이고 아낌없는 성원과 함께 난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기꺼이 베풀어준 여러 분께 마음껏 그득히 고마움을 전하는 바이다.
태어난 정유년丁酉年을
다시 맞아 보내며
엮은이 씀
목적이 아닌 방법으로써 한국사학에서 ‘비교사적 연구’에 매진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경주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비교사적 연구 방법을 표준으로 삼아 이를 따르고 적용하는 준용準用에 만전을 기하여 그것을 충실히 실행에 옮김과 아울러 인문학 전반을 섭취하는 ‘통섭인문학通攝人文學’을 지향하고 승화시켜 마침내 풍성한 연구 성과를 반드시 창출해내야 하겠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장차 한국의 역사학은 물론 인문학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한국학 전체가 역사적 전통을 계승하며 더욱 힘차게 진보해나가는 대세에 올곧은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