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1992년 시집 『식민지 농민』을 펴내고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 시집으로 『숨어서 피는 꽃』, 『밥상 위의 안부』, 『다시 격문을 쓴다』, 『오래된 책』, 『시월』, 『영천아리랑』, 『어처구니는 나무로 만든다』가 있으며, 연구서 『방랑자 백신애 추적보고서』와 『원본 백신애 전집』(편저)이 있다.
아직도 철지난 '격문'으로 엄살을 떤다고 나무란다면 대꾸는 못하겠다. 하지만 농업은 늘 절박한 자리에 있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때로는 그 자리에서 한걸음 비켜서서 헐렁해지고도 싶었지만 농사가 영 나를 못살게 굴었다고 핑계를 대겠다. 시는 노래가 아니라 '傳言'이라고 우겼던 요령부득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의 엄살들을 폐기처분하지 못하고 뒤돌아 보며 묘하게 입술이 비틀어진다.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