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샀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병아리가 죽어 있었습니다. 마치 제가 죽인 것만 같아 미안한 마음에 엉엉 울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딱 이틀을 살다가 하늘나라로 떠난 병아리는 어른이 된 제 마음속에 아직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동심이란 어쩌면 그런 것이 아닐까요?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그 여리고 착한 마음 말입니다.
그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참 오랫동안 노력을 했습니다. 동시를 써 온 햇수가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하나둘 쓴 시가 이제 겨우 책 하나를 낼 만큼 되었습니다. 어찌 생각하면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좀 더 부지런했더라면 이 책이 첫 번째 동시집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제 안에 있는 어린 마음들을 모아 예쁜 집을 지어 줄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