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가게 공씨아저씨네 대표 노동자.
임금 노동자로 살다 퇴직당한 후 먹고살 길을 찾던 중 얼떨결에 2011년 온라인 과일가게 ‘공씨아저씨네’를 열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까막눈으로 과일 유통업계에 들어섰다. 외지인이나 다름없어서였을까. 상식과 다르다고 여겨지는 업계의 관습과 관행이 이상하게만 보였다. 과일로 바라본 세상은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었다. 특히 차별의 문제가 눈에 띄었다. 과일시장에도 예쁘고 반듯한 과일만 환대받는 외모 지상주의가 팽배했고, 자본의 논리 앞에 환경의 가치와 농민의 삶은 쉽사리 흔들렸다.
삶이 지향하는 방향과 일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지 않길 바랐다. 사업에 삶의 가치를 하나씩 구현해가며 그렇게 15년간 본질을 지키고, 가치를 담아 과일가게를 운영했다. 그러다 보니 ‘딸 때 따는 상식적인 과일가게’, ‘다름이 우열이 되지 않는 과일가게’, ‘환경을 생각하는 과일가게’ 등 여러 수식어를 갖게 되었다.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낭만 과일가게’다. 장사에도 낭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다.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과일 유통업계에서 자연, 농민, 소비자의 공생을 꿈꾸며, 오늘도 이상주의자이자 몽상가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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