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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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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말과 말 아닌 것>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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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유희경의 시는 이 세계의 다른 면을 그리는 또 하나의 방법을 발견해낸다. 이것은 현실과는 무관한 세계에 대한 상상이 아니다. 시가 현실의 한 풍경을 새로운 방법으로 풀어낼 때, 그 일은 이 세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는 작업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표정, 지나가는 말투, 그 순간 불어온 바람의 방향 같은 것이 만들어내는 사소한 장면까지 심혈을 기울여 되새겨보는 일은 쉽지 않다. 그 일을 거듭 적확한 말로 들려주기란 더욱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려는 자의 고투가 거듭될 때, 결코 맺어지지 않고 시작되기만 하는 이야기가 씌어질 때 우리는 이 세계에 시가 필요한 이유를 계속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2.
무엇의 주위나, 무엇을 위주로 하는 데 익숙한 대다수의 방식을 닮으려 하지 않고, 애써 보호색을 갖추어 자신을 숨기려 하지도 않으며, 어쩔 수 없는 불안까지도 긍정하는 힘을 삶에 대한 자기 안의 풍족과 결핍의 조건 속에서 발견해 보여주는 문보영 시의 화자들은 스스로 빛난다.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0일 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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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선재는 이 첫 장편소설에서 무엇보다도 특별한 인물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유령같이 존재하는 인물들의 그 특별한 시간에 관해서 말한다. 죽었지만 살아 있고, 살아 있지만 죽은 것 같은 사람들은 실감에 대한 기척이자 기적이다. 작가는 인물들이 각자 존재하고 서로 만나는 방식을 통해, 어렵게 자신을 고백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시도를 통해 이야기하기, 즉 글쓰기라는 행위의 가능성에 관해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4.
어떤 시간을 잡아채는 방식은 항상 운명처럼, 낱낱으로 흩어진 기억들을 그곳으로 소급하는 한순간으로 나타난다. 그처럼 하나의 공간을 구획해서 어떤 구역들을 만드는 일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을 전복하는 방식으로만 가능할지도 모른다. 구역들이 무한하게 하나의 공간을 구획하듯, 어떤 시간이 전생(全生)에 새겨진 시간의 무늬를 수렴한다. 나눠진 장소들이 애초의 공간을 상상하게 하듯이, 단번에 생겨난 어떤 마음이 모든 어둠을 헤아릴 수 있을 것만 같은 손이 된다. 가령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지친 사람들로 가득한 버스 안에서, 나는 너의 두껍고 친절한 손을 떠올리다가 그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그 몸들이 스쳐 갔을 손들을 예감하는 것이다. 이처럼 존재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논리, 그 형용모순의 기술이 조혜은의 시를 관통한다. 장담컨대, 이 시의 화자들이 들려주는 그 은밀하고도 역동적인 이야기는 우리의 삶 어딘가에 어느새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5.
서서히 죽어가면서 한생을 반증하는 몸뚱어리처럼, 허연의 시편들은 기꺼이 낱낱의 부고가 되어 이미 없는 시간과 존재들이 어떻게 이토록 생생하게 기억되는지를 증언한다. 허연의 시는 선명한 이미지를 믿지 않고, 스스로 풍문에 실려 가는 이야기가 되기를 기다린다. 아버지가 비닐에 싸온 빛바랜 결혼사진처럼, 쓸쓸하고 허망해 보일지라도 희망을 예감케 하는 바람이 고여 있는 오래된 풍경처럼, 허연의 시는 천년의 이야기를 단숨에 들려주는 별똥별인 듯 사라지는 순간에도 눈부시다.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9일 출고 
하나의 문장을 읽으면 두 개의 문장이 들려온다. 문장 하나는 몸 바깥으로 나오는 소리이고, 다른 문장 하나는 몸 안으로 스며드는 소리이다. 이것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진수미 시의 구절들이 그렇다. 문자화된 시구는 하나의 몸체를 갖지만, 그 몸을 호명하는 순간에 몸은 흩어지고 그 몸에서 서로 다른 소리들이 흘러나온다. 묵독이 아니라 음독을 위한 문장은 소리 내어 읽는 순간 자신에게 내장되어 있던 겹겹의 다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마치 소리는 수면에 비친 하나의 얼굴이 여러 겹으로 나눠지듯, 하나의 문장을 “복수”의 이야기로 만든다. 어째서 그러한가. 진수미의 시는 쓰이는 동시에 읽히는, 읽히는 동시에 쓰이는 시이기 때문이다. 진수미의 시는 고독한 읽기(묵독)만을 강요하는 근래의 삶의 지평에서 문학을, 특히 시를 구출해내려는 보기 드문 시도가 아니겠는가. 우리의 손에 들린 이 시집은 얼마나 고맙고 고귀한 것인가. 그러니, 밤마다 백지 위를 뒤척이며 온몸으로 노래하고 있을 기사-시인을, 이야기를 전해 주러 별빛을 따라가고 있을 유랑자-시인을 잊지 말기를. 아침이 오더라도 시인의 밤에서 함께 노래할 수 있기를, 그 노래로 영원히 우리의 몸이 길게 울리기를.
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0일 출고 
한 여자가 있다(<13시간>). 자신의 마음을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 여자는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충동적 기질에 질려 있다. 그러한 조건은 이상하고 대책 없는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동력이 된다. 한 남자가 있다(<전화 거는남자>). 그는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강력한 심리적 폭격을 당한 적이 있다. 남자가 손에 쥔 휴대폰은 그 자신을 증명하는 유일한 타자이다. 그것은 아내이며 아내를 둘러싼 시공간이고 끝내는 아내의 부재를 증명하는 그 무엇이 된다. 그렇게 그 남자는 자기 자신을 보증하기 위해 일련의 부재들을 껴안고 있는 공허한 존재가 인간임을 보여준다. 논리적인 증명으로 이뤄진 듯하지만 실상 관계에 바탕한 삶이란 구멍으로 메운 자리처럼 모순적이다. 작가는 두 길이 통하는 마음자리들을 세심하게 보여 준다. 정작 자신도 모르는 새 제 안에 난 길이 있다고, 그 길에 대한 새삼스러운 발견이야말로 여전히 살아 있는 저의 희망을 만나는 생생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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