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5

여름 특선 : 한국 문학

초록은 어디에나

잠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여름은 특히 힘든 계절이다. 절망적인 마음으로 창밖을 보면 어느새 성질 급한 햇볕이 쫓아오고, 오늘도 못 잤구나 패배감과 함께 몸을 일으킨다. 임선우의 소설 <초록은 어디에나>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그런 식의 불면증을 앓고 있다. 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혹처럼 커져 낙타가 된 <초록 고래가 있는 방>의 유미. 슬픈 마음을 먹으면 돌을 토해내는 선영의 <사려 깊은 밤, 푸른 돌>, 잠이 오지 않을 때 한 마리씩 물고기를 세면 어느새 그 물고기 수가 태평양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아지는 주영의 <오키나와에 눈이 내렸어>.

세 편이 느슨하게 연결된 임선우의 트리플은 습한 여름밤과 잘 어울린다. '여름 특유의 비릿한 물 냄새와 습한 공기'(63쪽)가 가득한 계절이야말로 '초록은 어디에나' 있다는 신앙이 필요하다.

에세이 <초록은 어디에나> 부분
'초록은 어디에나'는 오래전 겨울밤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떠올린 문구이다. 어두운 외투를 걸치고 거리를 걷다 보니 문득 초록이 보고 싶었다. 환한 초록, 자라나는 초록, 우글거리는 초록. 초록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나에게 초록은 따뜻한 슬픔의 색. 차고 단단한 파랑의 슬픔에 노란 빛이 한 줄기 섞인 푸르름. 그러나 나는 질문하는 동시에 답을 알고 있다. 초록은 어디로 가는 법이 없다. 초록은 어디에나 있다.

여름을 만난 문장

  • 21쪽

    낙타는 무엇이든 잘 버티는 동물이니까._「초록 고래가 있는 방」

  • 40쪽

    낙타는 사막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물 냄새도 맡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실은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_「초록 고래가 있는 방」

  • 43쪽

    그런데 몇 킬로미터 내에도 물이 없을 때, 물의 그림자조차 보이거나 느껴지지 않을 때 낙타가 무엇을 하는지 아세요? 유미 씨는 나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똑같이 걷는 겁니다. 한 걸음씩. _「초록 고래가 있는 방」

  • 54쪽

    그 사실이 아프게 와닿는 것과 동시에 나는 또다시 돌을 토해냈다. 이번에도 역시 불안과 슬픔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_「사려 깊은 밤, 푸른 돌」

  • 65쪽

    여자가 물 마시는 동안 나는 침실 창문을 열었다. 환기와 수분 섭취는 슬픔이 빠져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_「사려 깊은 밤, 푸른 돌」

  • 82쪽

    간밤에 희조는 끝이 보이지 않는 넓고 깊은 물속을 자유로이 수영했다. 물속에서 희조는 편안하게 숨 쉴 수 있었고 아무리 헤엄쳐도 지치지 않았다._「사려 깊은 밤, 푸른 돌」

  • 98쪽

    희조의 방은 이제 초록으로 가득해졌고, 나는 장국영의 신호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방 안에 생겨서 기뻤다. _「사려 깊은 밤, 푸른 돌」

  • 109쪽

    오키나와에 눈이 내렸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지금은 한여름, 눈이 내릴 만한 날씨가 전혀 아니었다._「오키나와에 눈이 내렸어」

  • 110쪽

    여자를 보는 순간 나는 오키나와에 눈이 내렸다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기적의 다른 말이었다._「오키나와에 눈이 내렸어」

  • 127쪽

    사람들은 왜 물가에 가면 곁에 있는 이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는 걸까._「오키나와에 눈이 내렸어」

다음 여름 책은 6월 30일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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