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 넘치는 옷, 쌓이는 책, 유통기한 임박한 통조림과 컵라면, 추억이란 이유로 버리지 못한 사진과 편지까지. 여기, 무엇 하나 버리지 못해 차곡차곡 물건을 쌓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바로 여성들의 소소한 일상을 경쾌하게 그리며 ‘요코 중독’현상을 일으킨 무레 요코의 신작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다.예비 남편의 피규어 수집이 불편한 책 수집가 예비 아내, 방 한가득 발 디딜 틈 없이 물건을 쌓아두는 엄마가 불만인 딸, 온갖 하이힐과 화장품에 아이마저 버리고 가출한 며느리가 이해되지 않는 시아버지까지, 이 책에는 물건을 쌓아두는 사람과 그들에게 상처받는 사람이 함께 등장한다. 사람들이 물건에 집착하는 이유는 바로 불안한 삶의 문제들 때문이다. 꼬여버린 관계, 후회 가득한 과거의 선택, 불안한 미래 등 무레 요코는 물건에 대한 집착을 끊어냄으로써 질질 끌어온 삶의 문제들도 털어버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