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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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문경민 지음 / 우리학교

"모두가 사랑하며 살아가길"

오직 첼로가 좋아 예고에 입학한 서인혜. 첼로 전공은 단 5명뿐인데 연수처럼 재능이 빛나는 것도 아니고 쌍둥이네 집처럼 부자도 아니다. 실기 시험에는 인혜를 중학교 내내 힘들게 가르친 엄 선생님이 심사위원으로 들어온다. 엄 선생님에 대한 부담감, 가족 중 가장 의지한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시험을 망치고...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언갈 계속할 수 있을까. 애매한 재능만이 굵은 글씨로 낙인찍혀버린 것 같다.

문경민 작가는 섬세한 문체로 고등학생 인혜의 삶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브릿지'는 첼로의 줄과 앞판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줄에서 소리를 내어 몸통으로 연결해 주는 유일한 도구다. 강한 압력이 들어가면 휠 수밖에 없고 휘어짐이 그 아티스트의 노력을 보여주기도 할 테다. 인혜는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과 음악 사이에서 힘겹게 브릿지 역할을 한다. 힘에 못 이겨 부러질 때도 있겠지만 그러면 또 그런대로 자기의 길을 걸어갈 모든 인혜들에게 이 이야기가 꼭 닿기를 바란다. - 청소년 MD 임이지

책 속에서

"할머니는 자기 자신을 사랑해요?"
피폐한 마음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말이었다.
"어렵지."
룸 미러에 비친 할머니의 눈빛은 고요했다.
"딱하고, 한심하고…… 장하긴 해. 그렇다고 사랑스러운지는 모르겠네."
인혜와 할머니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신호등 앞에서 차를 멈춘 할머니는 말을 이어 갔다. 사랑하는게 어렵지만 그래도 해 보려고 한다고. 사랑스러워야만 사랑하는 건 아니라고. 사랑은 의지이고 결심이기도 하다고. p.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