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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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연구

앨 앨버레즈 지음, 최승자 외 옮김 / 을유문화사

"국내 최초의 정식 완역판"

책은 실비아 플라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앨 앨버레즈는 그의 동료였다. 실비아 플라스는 '비극적으로 자살한 예술가'의 대표격으로 소환되며 삶을 마감한 순간의 자극적인 이미지로 끝없이 회자되지만 앨버레즈는 그의 죽음에서 단편적 이미지 너머의 이야기들을 발굴한다. 실비아 플라스의 삶과 시에 죽음이 어떻게 방문했는지, 그의 문학적 천재성과 자살이 어떻게 엮여 있었는지 과감한 추측을 하며 책은 자살 연구의 막을 올린다.

앨버레즈는 자살을 숭상하거나 매도하지 않고 분석한다. 자살은 시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 왔다. 그는 죽음과 자살에 대한 사회적 반응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훑는다. 그리고 예술가들과 자살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 들려준다. 저자가 쓴 것처럼 "죽음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이지만 우리를 솔깃하게 한다." 역사 속 예술가들의 자기 파괴에 관한 내용은 금기된 이야기 특유의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출간 이후 40년 이상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괴리감 없이 읽히는 책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재앙이란 그것이 마침내 닥쳐 왔을 때에는 결코 예상했던 것만큼 극심하지 않은 법이다. 그녀도 그와 같은 안도감을 갖고 글을 쓸 수 있었으며, 심지어 앞으로 다가올 공포에 미리 선수 치기 위해서인 양 쓰는 속도도 빨라졌다. 그녀는 어느 면에서는 이 공포야말로 자신이 살아오면서 내내 기다린 것이며, 지금처럼 그것이 당도한 상황에는 그것을 스스로 이용해야만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 “파괴의 열정 또한 창조의 열정이다.” 미하일 바쿠닌은 말했다. 그건 실비아에게도 들어맞는 말이었다. 그녀는 분노와 고통의 감각을 일종의 축제로 바꾸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