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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11 03:08

  • 1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후세 지음, 밋츠바 그림, 이소정 옮김

  • 2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츠키카게 지음, 치코 그림, 천선필 옮김

  • 3

    오버로드

    마루야마 쿠가네 지음, 김완 옮김, so-bin 그림

  • 4

    약사의 혼잣말

    휴우가 나츠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김예진 옮김

  • 5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나가츠키 탓페이 지음, 오츠카 신이치로 그림, 정홍식 옮김

  • 6

    책벌레의 하극상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정규 옮김

  • 주목할만한 새책

    기간 한정 특가세트 #라노벨

    독자가 권하는 책

    [스포주의]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10권 리뷰 -불행과 행운은 종이 한 장 차이-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지금 주인공 일행이 있는 곳은 정령인(엘프)들의 고향 숲속 마을. 정령인들은 과거 인간들이 저지른 악행 때문에 인간들이라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칼을 휘두를 정도로 싫어하죠. 그런 곳에 칼 침 안 맞고 주인공 일행이 무사한 이유. 주인공 일행은 여동생 여우가 던진 정령인들의 조상(이 저주로 변한 아이템)으로 인해 도시가 작살나고 겨우겨우 진압에 성공하여 정령인의 고향에 묻어주기 위해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정령인 조상과 싸우다 저주받아 돌이 된 주인공 동료도 원래대로 되돌려야 하고요. 애초에 원인을 따지고 보면 사달(도시 초토화)이 난 것도 주인공 때문인데 이런 쪽은 운이 억수로 좋아 별다른 처벌은 고사하고 정령인들의 고향과 교류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출발은 했습니다만. 과거 사이가 안 좋아진 후 정령인들은 철저히 쇄국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이었죠. 주인공 클랜에 정령인들로 구성된 파티가 있긴 하지만, 이들은 별종이라 보면 되고요. 아무튼 찾아가는 길도 험난하고, 겨우겨우 도착하여 조상의 유해(?)를 찾아준 은혜 때문에 칼침은 안 맞았는데, 이번엔 새로운 위협에 직면하게 됩니다. 판타지에서 엘프의 마을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 '세계수'가 레벨 10 보물전(던전)화로 진행 중이었고, 완성되면 세계가 멸망한다는군요.보물전은 마력이 모이는 곳에 생성되기 쉽고, 세계수는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마력의 집합체. 수백 년 전부터 보물전화가 시작되었고 정령인들은 그것을 없애기 위해 정예를 파견하였으나 돌아오는 이는 없었습니다. 참고로 보물전 등급은 레벨 1부터 10까지 있으며 10등급이 되면 사실상 신(神)급으로 현재의 인류에겐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재앙이죠. 그저 정령인 조상의 유해를 돌려주고 동료를 원래대로 되돌리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졸지에 세계 멸망을 막아야 되는 막중한 임무가 주인공 일행에게 떨어집니다. 정령인들은 정예를 잃고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인공 일행이 왔으니 웬 떡인 상황. 주인공은 도시를 작살나게 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선 헌터 협회의 요청(교류)을 들어 주어야만 하는 상황이죠. 그런데 윈윈해야 될 상황이지만 주인공에겐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그런 그가 정령인들을 구하고 나아가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 될 것인가. 하지만 잊어선 안될 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재능도 없고 아무런 생각도 없습니다. 무능력 먼치킨도 아니죠. 머리는 잘 돌아가지만 아이큐는 두 자릿수 같고, 이해력도 딸리며, 사람들과 소통하면 왜인지 열에 아홉은 화나게 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가 위기라고 한들 주인공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 결국 동료들에게 떠넘기고, 꿀잠 자는 걸 선택하죠.하지만 잊어선 안 될게, 이 작품의 주인공은 뭔 일 터지면 주인공 본인에겐 불행이지만 주변에겐 행운의 아이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사상 최악의 보물전을 소각 처리해야 되는 정령인들과 주인공 일행(주인공 빼고)은 최선의 길을 찾아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봅니다만. 가만히 있으면 보리죽이라도 얻어먹을 텐데, 사태는 주인공의 행동으로 인해 커져만 가죠. 행운의 아이콘으로 작용은 한다지만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언제나 심장이 쫄깃쫄깃 해지는 상황. 특히 정령인 황녀는 작중 내내 주인공에게 휘둘리기만 해서 참 불쌍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토하고 싶은 상황이고, 도망가고 싶은 상황이고, 그가 내뱉은 말들은 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오해의 실마리가 되고, 주인공의 뜬금없는 말은 미지의 무엇 같은 것이 되고, 미지의 것에 흥미보단 두려움을 느끼는 생물들의 본능에 따라 주인공에게 뭔가 기대를 걸고 기대는 주변이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팀킬을 선사하죠. 그것을 바라보는 보물전의 보스는 주인공을 최대의 위협으로 보게 되고요. 어째서 은퇴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어서 내뱉은 말들이 행운을 불러오는가. 사람은 긍정적으로 살아야 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사기꾼들이 사기 칠 때 당당해 하면 사람들이 속는 그런 메커니즘인가?맺으며: 이해력 딸려 하는 주인공이 여전히 거슬리지만 이런 점이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니까 넘어가야겠죠. 10권까지 와서도 한결같은 패배자 근성의 생각과 행동은 큰 점수를 줄만 합니다. 남에게 다 떠넘기지만 그래도 도망가지 않고 클랜의 수장답게 책임은 지려는 인간다운 모습도 있어서 싫지 않은 캐릭터이기도 하죠. 사실 숨겨진 무능력 먼치킨이 아니라 진짜로 무능력하다 보니 자기 몸 간수하기도 벅차고, 그런 그를 멋대로 높이 평가해서 멋대로 착각하는 주변 때문에 도망도 못 가는 불쌍한 캐릭터이기도 합니다만. 사상 최악의 보물전을 앞에 두고도 일행들이 침착할 수 있었던 건 무지한 주인공의 행동 때문이라는 웃지 못할 일들이 흥미롭게 하죠. 주변에서 치켜세울수록 주인공은 토하고 싶고, 아무도 그런 그의 마음을 몰라주고. 하지만 그의 행동으로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면서 결국 그의 평가는 나날이 높아져 가는 게 이 작품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황녀를 몹쓸 사람으로 만드는 적당한 개그도 들어가 있고, 한 것도 없는데 감사 받는 주인공이 웃기기도 했군요. 유부를 좋아하는 여동생 여우와의 악연은 백미로서 어느새 여동생 여우는 이 작품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가 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주인공은 무능력하지만 인맥 하나는 정말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여동생 여우는 레벨 10의 보물전 [길 잃은 여관]의 팬텀(몬스터)으로서 보통 팬텀은 인간과 교류하지 않거든요.

    현석장군님

    짧지만 여운이 남는 이야기.

    그 한마디 말만으로, 나는 한 줄기 빛도 없는 어둠 속을 얼마든지 걸을 수 있겠지. 이야기의 전개는 어떻게 되어야 좋은 이야기가 되고 독자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줄 수 있을까. 이건 독자마다 다를 것이다. 그 것이 고전문학이 되었든, 만화가 되었든, 그저 가십거리의 정도로 생각되기 쉬운 라이트 노벨이나 바쁜 일상 속 재미를 주는 웹툰, 웹 소설 모두 누가 읽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난 생각한다. 비록 결말이 원치 않는 결말일지라도 생각하게 만들고 좋은 여운을 주는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 '빨리 다음!! 다음의 이야기가 궁금해!' 하며 읽는 도중에 그 장면의 결과를 알고자 빠르게 넘어가버리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주는 이야기야말로 정말 좋은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저렇게 애태워놓고 결과가 흐지부지 되는 등 불완전 연소로 끝나버린다면 그건 그 책을 들고 읽으며 시간을 써준 독자들에 대한 모욕을 주는게 아닐까? 서두가 너무 길지만 이 책의 나의 견해는 정말 좋은 이야기와 결말이 아니었을까. 비록 그 결말이 정말 읽는 내내 바라왔던 이야기와는 다름에도 그 결말 조차 수용하게 되는 브륀힐드의 서사와 고뇌가 납득시켰다. 작가의 후기에도 쓰여있지만 인생은 결코 원하는대로 흘러가지도 않으며 모든 이야기가 행복할 수 없고 책 속의 세상에 있는 인물 하나하나 생각이 있고 그에 따라 행동했다. 갈등도 했다. 그 모든 것이 밤새 읽고 좋아하는 글까지 있을 정도로 오래간만에 빠졌던 이야기.

    헌책방여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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