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서 나로, <페인트> 이희영의 여행"
간혹 넋이 나가곤 한다. 요즘 매체에선 '영혼 가출'이라고도 표현하는 바로 그 상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시계 토끼처럼 쉴 새 없이 일을 쳐내고 '넋을 놓고' 있는 동안, 몸은 틀림없이 여기에 있지만 '진짜 나'는 어쩐지 이 곳에 없는 것 같은 순간. 그때 우리의 영혼은 어디를 여행할까? 입양될 아이가 자신을 키울 부모를 면접을 통해 선택한다는 발상의 소설, <페인트>로 30만 독자를 사로잡은 이희영이 잠시 여행을 떠난 영혼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나에게서 나로, 돌아오려면 이 일주일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육체에서 분리된 생생한 영혼을 데려가는 '선령'이 우연한 버스사고로 영혼에서 튕겨나온 두 아이의 영혼과 함께 여행한다. 자신의 하루하루를 완벽하게 통제하며 살아온 열여덟 한수리는 육체로 하루 속히 되돌아가 모든 걸 되찾고 싶고, 아픈 동생을 위해 착한 아이가 되느라 정작 자신을 돌아보지 못한 열일곱 은류는 어쩐지 몸에서 자유로운 지금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진짜 '나'라는 목적지를 향해 떠나는 '나'의 여행. 주인공 또래인 독자도, 그보다 윗 세대인 독자도 자신의 경험을 기억해내며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K-영어덜트 소설, 시리즈 소설Y의 시작을 소개한다.
- 소설 MD 김효선 (2021.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