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시작과 함께 일어난 한국 출판계의 최대 사건은 <반지의 제왕> 열풍이었다. 영화의 흥행에 힘입은 스크린셀러로서나, 판타지 열풍을 본격화한 장르 개척자로서나, 수많은 2차 창작의 토대를 제공한 영감의 원천으로서나, 막판의 저작권 분쟁과 덤핑 판매 논란이며, 출판사를 옮긴 이후의 제책 품질과 판매 가격 논란이며, 열성 독자 사이에 끝없이 되풀이되는 번역 논란에 이르기까지, 원서 출간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완역된 이 소설이 한국 출판계에, 나아가 문화 전반에 끼친 영향은 정말 어마어마하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다.
박중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