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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콜링>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이소호의 신작 시집. 전통 있는 레이아웃 그대로 '문학과지성 시인선'에 속한, 582번 시집을 열면 우리를 반기는 것은 능청스러운 거짓말이다. 이 책이 '소호 문학 전집 시리즈 07'에 속한다는 소개와 함께 2014년 태어난 이소호라는 작가에 대해 위키 문서처럼 소개한다. (이소호의 작품 세계를 따라온 독자라면 그가 이경진에서 이소호로 개명했다는 사실, 개명 전 자아를 타자화함으로써 개명과 함께 다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옆면엔 연여인 작가가 그린, 독일 동화책 삽화 같은 그림이 있다. 소호 문학 전집 시리즈라는 것은 (아직) 없는데? 망설이는 사이 지도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이소호의 시는 혼란으로 점철된 개인사를, '여성이 처절한 일상 속에서 버텨낸 단단한 고난을'(7쪽) 판매한다. '세게 한 대 맞을래? 약하게 열 대 맞을래?'(<홈 앳 홈>) 질문하고 내게 선택권이 있다고 기만하는 세상. 가정폭력을 당하는 '엄마는 도마 위에서 푸르게 멍든 생선의 눈알을/판다(<손 없는 날>' 시라는 포장지로 싸서 팔아먹은 동생에게선 '시에 팔아먹을 때나 연락하고 말이야. 인권에도 저작권이 있어.'(<멜버른에서 온 편지>)라고 전화가 온다. 그런데 대체 왜 내가 나를 팔면 안 된다는 것인가? 내가 나를 팔지 않아도 이미 나는 다른 이의 시집에서 팔리고 있는데. '시적 화자'는 "이미 그 책에는 전부 나 같은 여자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나 같은 여자는 사실 나라고." (<가름끈이 머물던 자리>)
스크린샷과 큐알코드와 AI 포엠을 오가며 무엇이 '리얼'인지 이 시들은 묻는다. "내 시를 시라고 부르지도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 시를 읽으며" (<택시 마니아>) 소호가, 경진이, 시적 화자가, 어떤 한국 여성이 자낙스와 졸피뎀을 먹어가며 쓴 시. 적어도 나는 이 고통이 진실이라는 것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