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를 위한 몸과 마음을 만드는 방법"
무언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순간을 포착하는 일은 쉽지 않다.(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차선책은 새롭다고 평가 받은 작품이나 물건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살피는 일이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바쁜 우리는 문명을 수놓은 숱한 창조의 장면에서 겹치는 부분을 뽑아 창조의 방법이라 이름 붙인다. 이걸 외우고 익히느라 여전히 창조의 순간은 포착되지 못하고, 창조가 아닌 창조의 방법만 익히며 창조와는 멀어진 삶에 머물고 만다.
이 책은 겸손하게 차선책에 집중한다. 여러 문학과 예술 작품, 이를 쓰고 만든 이의 삶과 사유를 따라가며 창조의 과정을 전한다. 새로운 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새로운 걸 알아보고, 새로운 걸 만들기 위해 어떤 시선이 필요한지, 그렇게 다다른 창조의 순간을, 내 삶이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차분하게 설명한다. 도스토옙스키, 샤갈, 체호프 등 구체적인 인물과 작품 속에서 예술적 상상력이 구성되는 방식을 드러내는 동시에, 지금, 여기를 사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예술적 상상력이 가능한 방식을 고민한다. 아홉 번의 강의를 차분히 따라가면, 창조의 비법 아홉 가지를 정리할 수는 없어도, 그들의 창조와 내 삶의 창조가 어떻게 맞닿는지는 충분히 깨닫고 공감할 수 있다. 비로소 창조가 가능한 몸과 마음의 준비를 마친 셈이다. 이제 무엇을 만들지는 온전히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
- 인문 MD 박태근 (201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