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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는 무엇일까? 시대마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가 달랐고, 문화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달랐기에, 이에 대한 답도 각기 다를 게 분명하다. 게다가 문명이 변화하며 한때는 중요했으나 이제는 극복했다고 착각하는 부분도 생기는데, 지리적 요소가 대표적이다. 비행으로 하늘을 편히 오가고 통신으로 거리감이 크게 줄어, 땅과 바다, 산맥과 호수가 시야에서 사라진 탓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이 책은 인류 문명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가 지리라고 단언한다. 더불어 여기에서 상당 부분 벗어났다고 착각하는 오늘날도, 자세히 살펴보면 결국 지리가 문제라는 걸 차례로 확인한다. 지리적 특성 때문에 강대국들의 경유지가 된 한국, 이념적 분열과 지리적 분열이 함께 진행되는 서유럽을 보면, 의식과 현실에 강력하게 자리한 지리의 실체를 알 수 있다. 게다가 지리의 영향이 줄어들었다 착각하는 동안, 중국의 해양 진출, 북극을 둘러싼 각축 등 지리의 힘은 더욱 거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늘 그러했지만) 지리적 특성과 지리의 법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오늘을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기 전에 지도를 펼치듯, 이 책을 열어 새로운 관점을 마주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