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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써 그려보이는 전쟁 -- 병사들의 내면풍경" 야만적인 전쟁을 미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책. 적은 언어로 많은 것을 함축하는 시어처럼 진중권은 이 책에서 말을 아낀다. 그가 애써 골라낸 장면은 어느 민족의 병사라도 빠짐없이 느낄 법한 감정의 덩어리들--연인에 대한 그리움, 적군에 대한 살육 욕구,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이다. 한마디로, 병사들의 미학.
이렇게 표본화한 병사들의 내면은 동서양의 예술이 뒷받침한다. 병사들 가슴 속에서 지펴지는 감정 덩어리를 소재삼아 한 챕터씩 써나가면서 그것이 어떻게 외부세계로 노출되는지 살폈다. 책을 읽어나가는 사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전쟁 이미지들은 한 몸처럼 서로 달라 붙으면서 '전쟁'의 총체를 그려나간다.
산자와 죽은자가 기억하는 죽음의 또다른 방식 - 전쟁. 이것이, 진중권이 말로써 영상화하려는(보여주려는) 것이다. - 최성혜(2003-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