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가 명상이며 수행이다."
사찰요리 명장 정관스님의 첫 요리 에세이가 출간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쉼 없이 도는 계절 속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사찰음식의 철학과, 계절감 넘치는 요리법, 정관스님의 정갈한 삶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명장의 대표 요리인 표고버섯 조청 조림, 꽃 부각 조리법뿐만 아니라, 절간장, 들기름, 천일염 등 최소한의 재료에 시간을 더해 멋과 맛을 이룬 사계절 요리 레시피도 정성스럽게 소개되어 있다.
스님은 제철 채소를 먹으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섭생 방법을 깨치고, 내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만큼만 소식하며, 탐욕 없이 살아가는 법을 되새기게 하는 철학인 '발우공양'을 수행하는 과정을 몸소 보여준다. 그 겸손과 절제, 가벼운 에너지는 인생이라는 각자의 수행을 하는 독자들에게 깊은 통찰과 위로를 남긴다. '자연과 시간의 위대한 솜씨에 자신의 에너지를 조금 보탤 뿐'이라고 말하는 저자처럼 자연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사찰음식이 지향하는 본래의 가치와 수행의 과정이 궁금한 이들에게 권한다.
- 요리 살림 MD 권윤경 (202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