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안하는 행위를 통해 개인적 차별화를 실현하려는 방편으로 책을 읽는 시대가 되었다. 책 읽기에는 인식에 대한 욕구와 동시에 다양한 유형의 곤혹이 뒤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직업이 독자라고 말하는 이 책의 저자 탕누어는 타이완에서 에디터와 작가, 문학상 심사위원 등 책과 관련된 일로만 삶을 채우고 있다. 따라서 책 읽기에 대한 그의 통찰은 압도적이다. 이 책은 책 읽기의 비법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일흔을 눈앞에 둔 저자의 일생에 걸친 집중적 책 읽기에서 얻은 지혜와 소회, 질의와 한탄을 유머러스한 이야기로 쏟아내는 일종의 토로라고 할 수 있다. 원제가 ‘독서 이야기(閱讀的故事)’인 이 책은 책 읽기에서 만나는 온갖 곤혹을 다정하면서도 엄숙하게 풀어준다. 가르치려는 사람은 너무나 많고 배우려는 사람은 적은 이 사대에 150권 넘는 책을 번역하는 동안 가장 번역하기 힘들었지만 가장 아름답고 소중하게 여겨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