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추천하는 이유
이 소설은 우리는 모두 외롭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외로움과 외로움이 만나 서로를 알아볼 때 그것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른다. 소설가의 말처럼 ‘한 개인의 삶이 한 나라의 역사를 온전히 담고 있으므로’ 등장인물들의 외로움은 태평양전쟁에서 광주민주화운동, 90년대 초반의 학생운동까지 한국의 현대사와 이어지고 있다. 극단적인 일들이 벌어지던 시기에 개인의 삶은(그리고 죽음은) 순전히 우연히 결정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 책은 20세기 한국사를 겪어온 개인들이 자신들의 삶에서 있었던 그 치명적 우연을 납득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 써 내려가는 집단 자서전으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은, 사랑이 얼마나 황홀한 경험인지를 말하는 소설로도 남을 것이다.